지식

세마 코랄의 ‘연결’ 주제어와 SeMA 의제를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생겨난, 시각문화/예술과 미술관의 (동)시대적 과제에 관해 논하는 지식을 선보입니다.

글과 웹 프로젝트를 함께 수록해서 세마 코랄이 지향하고 생산하는 지식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목록 보기’는 수록된 글과 웹프로젝트의 제목을 부호-숫자-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공개된 날짜를 보여줍니다.
‘목록 다운로드’를 누르시면 발행순으로 수록된 글의 목록을 정리한 전자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 2021 한국 현대미술비평 집담회 2부: 사랑과 야망

    이진실: 자유롭게, 조금은 편하게, 이번에 출간한 『사랑과 야망: 한국 동시대 페미니즘 미술의 시차들』 1 , 이 책과 관련해서, 또 이 책에서 건드리고 있는 페미니즘 미술의 정체성에 대해서 김화용 작가와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책을 오늘 처음 받아봤어요. 책이 참 예쁘게 나와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평론상 수상 이후에 2년 동안 이렇게 …

  • 2023년 한국 현대미술비평 집담회 1부: 송년회: 올해 우리가 본 것들

    집담회 1부 〈송년회: 올해 우리가 본 것들〉은 2021년 SeMA-하나 평론상 제4회 수상자 이연숙이 꾸렸다. 그는 비평가이자 그 경계를 넘어 활동가와 기획자로 실천하는 남웅(2회 수상자)과 이진실(3회 수상자)을 토론자로 초청하여 올해 미술계를 메운 전시와 작가에 대한 ‘애매한’ 이야기를 나눈다. 공적 대화와 사적 대화의 사이에서, 진지한 비판도 ‘인상 비평’도 아닌 그런 각자의 (비평)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중요하지 않지만 중요할 수 있는 그 모호한 (비평적) 경계들을 점검해 본다.

  • Q의 시간

    2021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디어 나환》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서울 토탈미술관 지하 전시장에서 열렸다. 그해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작가 전나환을 추모하기 위한 전시이자, 작가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작업한 《범람하고, 확장하는 Q》 시리즈에 속한 회화 열한 점을 처음으로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전시였다. 각 그림에는 인물 서너 명의 왼쪽 옆얼굴이 만화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필치의 검은색 굵은 선으로 그려져 있고, 색색의 컨페티 조각들을 닮은 자유분방한 붓질이 그 위를 뒤덮었다. 정적인 자세로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그림 속 인물들은 무표정하거나 엷은 미소를 띠고 있다. 작가는 2018년부터 청소년들, 성소수자부모모임의 회원들, 인권활동가, 소설가, 변호사, 드랙 퍼포머, 배우, 유튜버, 클럽 운영자, 디자이너, 미술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들과 앨라이(ally)들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측면 얼굴을 그렸다.

  • ‘당신을 지지한다’는 문장의 곤란함에 관하여

    많은 예술가들은 사회 이슈를 알리고 기록하기 위해 예술의 언어를 동원하고 시각예술의 형식을 갱신해왔다. 더러 미술관은 규율과 관습을 깨는 재현적 투쟁의 장으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같은 전시 안에서도 검열과 그에 저항하는 행동들이 쟁투를 벌이는 재현적 정치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비평은 무엇을 예술로 소환하고 있는가를 묻는 데 나아가 이를 관찰하고 표현하는 주체가 어떻게 스스로의 위치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적 배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양식과 방법론으로 대상을 재현하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 다시 읽을 시간 〈세마 코랄 시계〉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웹프로그래머이자 디자이너, 편집자로도 활동하는 민구홍은 세마 코랄의 ‘지식’을 구성하는 여러 글의 제목과 문장을 재료로 시계를 떠올리게 하는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독자들은 세마 코랄의 여러 글을 잘 읽고 있을까? 새로운 시간이 불러일으키는 필연적 과실로, 과거의 글이 잊히고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지난 글들도 다시 ‘읽을 시간’을 찾을 수 있을까? 『세마 코랄』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민구홍 매뉴팩처링에서는 ‘세마 코랄 시계’를 선보인다. 『세마 코랄』의 ‘지식’에 담긴 결과물의 제목을 무작위로 출력하는 이 웹 애플리케이션은 1초마다 6도씩 각도를 바꾸며 『세마 코랄』의 숨은 ‘산호초들’을 다시 되짚는다. 제목이 1초에 6도씩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면 벌써 1분이 되었다는 뜻이다. 끌리는 시계 침-제목을 클릭해 보자. ‘다시 읽을 시간’이다.

  • 리서치의 역할을 기록하기 〈Social minorities and Art in Japan〉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공연 프로듀서 고주영은 ‘리서치의 역할’을 보여주는 웹프로젝트 〈Social minorities and Art in Japan(일본의 사회적 소수자와 예술)〉을 제작한다. 글뿐 아니라 연구적 태도와 감각을 접목한 웹프로젝트를 기획·제안하는 서울시립미술관 모두의 연구실 ‘코랄’. 때문에 코랄은 과연 ‘리서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회피할 수 없다. 리서치는 현상, 정보, 지식과 같은 추상적 결정화 이전에, 어떤 누구, 어디, 그 무엇, 그리고 이것들이 얽힌 구체적 현장에서 긴 세월, 배양된다. 따라서 리서치 수행자는 이러한 구체성을 껴안아야 한다. 리서치 미덕, 그 암묵지를 침묵의 상태에 두지 않고 하나하나 기록해 둔 고주영 프로듀서가 일본에서 수행한 사회적 소수자·소수성(minorities) 리서치처럼.

  • 보이지 않는 것의 지도 그리기로서 회절(diffraction)

    대상을 자기에게로 재흡수 통합하는 것이 반영이라고 한다면, 해러웨이는 반영론에 구멍과 균열을 낼 수 있는 전략으로 회절에 의존한다. 반영이 직진하면서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면, 회절은 겹치고 주름져서 보이지 않는 것의 흔적에 주목한다. 광학에서 회절은 빛이 장애물을 만나면 일부는 직진하지 못하고 에둘러가는 현상을 뜻한다. 빛이 입자냐, 파동이냐는 오래된 논쟁이었지만 현재 빛의 이중성(반영과 회절 모두)을 인정하는 바, 회절은 빛이 파동임을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해서, 빛은 어둠에 의해서 존재함에도, 반영론의 인식론적 우월성에 균열을 내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 사물을 따라가기, 끌려가지 않으면서

    연구자로 훈련받아온 내가 만약 미술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면 그것은 연구가 미술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만들기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상상만으로 만들기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만들기는 반드시 재료가 있어야 한다.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만들기는 없음에서 있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있음에서 다른 있음으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나는 인간 ‘창작자’ 역시 특수한 종류의 재료로 간주한다는 점을 덧붙이고자 한다. 인간 창작자는 매우 특수한 능력을 지녔지만, 만들기의 참여자라는 점에서 다른 재료들과 형식적으로 동등하다. 이 글은 연구와 미술이 얼마나 닮았는가 혹은 우리가 서로 얼마만큼 비슷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의 관심은 그 반대이다. 연구에서의 재료와 미술에서의 재료 사이에서, 사물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

  • 연산호와 관계 맺고 실천하기

    이 글은 강정 평화 활동가인 저자가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 팀’에서 수중 카메라로 연산호를 촬영하며 연산호와 관계 맺어 온 경험을 소개한다. 특히 저자는 해군기지 공사로 훼손된 연산호 군락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을 넘어, 저항적 주체로서 연산호를 포착하고 그와 연결되고자 했던 노력을 전한다. 전시 기획과 영화 제작이 그 방법이 되었음을 밝히며, 그 속에서 열린 새로운 감각을 전해 준다.

  • 지식을 공유하는 키트(KIT)로서의 웹사이트, ‘Local-first Knowledge’

    세마 코랄의 커미션 연구로,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자인 김승범은 지식을 공유하는 도구이면서 사용자들이 스스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키트(KIT)’로서의 웹프로젝트를 제작한다. 사용자의 소유권과 행위성을 되찾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는 (상용화된) Local-first Software 중 하나인 옵시디언(Obsidian)을 사용해 순서가 정해지지 않은 ‘여러 경로’를 보여준다. 이 경로 어디에서 먼저 시작해 어디에 멈추든 웹페이지 책갈피를 축적해 사용자 ‘여러분의 발자국’을 만드는 기술은 워드 커닝햄(Ward Cunningham)의 Federated Wiki를 차용했다. ‘경험을 일으키는 키트(KIT)’로 작동하는 이 웹프로젝트는 세마 코랄이 제안한 ‘1년 유지’의 조건을 주체적으로 읽어낸 결과로 ‘사라질 것을 미리 선언’하여 우리 모두가 ‘Local-first Knowledge를 위한 실천’을 미루지 말고 지금 경험하길 촉구한다.

  • 출판의 다른 장소로서, 임프린트

    디지털 플랫폼 연구자이자 암스테르담에 있는 네트워크문화연구소의 설립자인 헤르트 로빙크(Geert Lovink)는 한 강의에서 “중요한 건 플랫폼을 탈플랫폼(deplatform)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플랫폼’의 한계에서 벗어나 논의를 확장하기 위해, 세마 코랄은 한 출판사의 실천에 귀 기울입니다. 인터넷, 디지털, 물자에 그 정의를 국한하지 않는다면, 출판은 지식의 오랜 플랫폼입니다. 또한, 한 출판사가 작은 여러 출판 활동을 품고 분화시키는 최근의 ‘임프린트(imprint)’는 또 다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로 출판을 변화시킵니다. 탈플랫폼의 가능성은 플랫폼 제거가 아닌 공동의 변화와 모색에서 비롯됨을, 이어지는 전자출판에 관한 아이디어, 디자이너의 시점과 수행성, “방법으로서의 출판”에 관한 대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 플라이 모그(Fly Morgue): 가지 펼치기

    세마 코랄의 세 번째 워크숍/강연은 이소요 작가가 세마 코랄 커미션 웹프로젝트로 선보인 <플라이 모그 Fly Morgue >(2021) 의 이야기 가지를 풀어보는 시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2021년 12월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작가는 실험용 초파리( Drosophila melanogaster )가 어떻게 생물 자원으로서 …

  • 핑크박스 (Pinkbox)

    지금 막 도착한 핑크 박스, 뚜껑이 열리길 기다리는 핑크박스 , 이것을 껴안아 보면 멀리서 온 것의 냄새가 나. 그러나 한번 몸을 들여놓으면 그 누구도 여기를 나가지는 못해. 아아 귀여운 핑크박스. 나의 첫 아기 핑크박스. 까꿍 핑크박스. 요람에 넣고 흔들어 보고픈 핑크박스. (참고로 말하지만 하나님은 네모난 것은 만들 줄 몰라.) 포개진 핑크박스, 모두 …